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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지하철에서> 서울대병원 / 홍세화-5월 7일 방송 등록일 2015.05.07 19:43
글쓴이 (주)라디오방송오늘 조회/추천 1291/7

서울대병원

-홍세화

2015년 5월 7일 방송 <다시듣기>



  안녕하세요? 주간 칼럼 <지하철에서>의 홍세화입니다.  
  지난 4월23일부터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벌써 2주가 지나갔네요. 
  한국사회에서는 노동조합이나 노동자가 파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으면 적지 않은 구성원이 "그들은 왜 파업을 했지?"라고 묻기 전에 이미 등을 돌립니다. "왜 또 파업을 하고 야단이야!"라고 불만을 드러내면서 말입니다.

  파업 일반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인식 자체가 이미 부정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제가 오늘 칼럼 첫 부분에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갔습니다."라고 말했을 때 "왜 파업을 했을까?"라는 점이 궁금하셨나요? 아니면 "왜 파업을 하고 야단이야!'라는 불만스런 반응이 앞섰나요?
물론 <정범구의 생방송 오늘>을 찾아서 들으시는 분들은 "왜 파업을 했을까?"라고 질문한 분이 더 많으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 전체로 볼 때엔 파업을 왜 하는지는 궁금하지도 않은 채 "왜 파업을 하고 야단이야!"라고 불만을 터뜨리는 구성원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바로 이 점부터 한국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무척 어렵게 만듭니다. 노동조합의 파업 자체가 다수 시민의 동의를 구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지요.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법에 의해 노동자의 삼권, 즉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으로 규정된 권리인데도 왜 사회구성원들 대부분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알베르 카뮈는 <이방인>과 <페스트> 등의 저작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작가입니다.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지요.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사회불의보다는 차라리 무질서를 택한다."라고요.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절대군주의 목을 단두대에서 처형한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여서 소설가의 목소리에서도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하지만 그의 주장은 아주 명료하고 논리적입니다. 사회정의가 서 있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공연히 질서를 위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질서가 강조되는 사회, 그래서 사회정의를 관철시키기보다 질서를 지키도록 강요하는 사회에서는 사회정의의 요구가 억압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사회정의가 질서에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어렸을 때 학교에서나 성장한 뒤 사회에서나 마찬가지로 강조받은 것은 사회정의가 아니라 질서였고 안보였습니다. 질서를 지켜라, 안보가 우선이다! 등등으로요.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질서나 안보에 비해 사회정의가 강조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물론 분단상황이고  전쟁을 참담하게 경험했기 때문에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안보와 질서 일변도로 치우쳐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지요. 그런데 이렇게 안보와 질서를 강조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게 바로 한국의 수구적 보수언론입니다. 그들은 노동자들이 파업을 일으키거나 시민들이 시위에 나서면 "왜 파업에 나섰지?" 또는 "왜 시위에 나섰지?"라고 묻지는 않고 그 결과만을 크게 보도합니다. 가령 화물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왜 파업했는지 묻지 않고 '물류대란'이라고 쓰고, 지하철 노동자들이나 버스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왜 파업했나를 묻지 않고 '교통대란이라고 쓰며, 자동차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왜 파업을 했는지 묻지 않고 '수츨 전선 비상'이라고 씁니다. 이번처럼 병원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왜 파업을 했는지 묻지 않고 '환자불편', 진료차질'을 크게 쓰지요. 실제로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응급실이나 수술실 등의 필수인력은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그런 사실은 물론 말하지 않습니다. 학교다닐 때엔 안보와 질서를 강조받았는데 사회에 나와서 조중동 신문이나 종편 방송으로 더욱 강하게 의식화되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사회정의의 요구는 국가권력이나 자본권력의 안보나 질서의 이름으로, 또는 국가경쟁력의 이름으로 쉽게 억압되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회정의를 요구하려고 거리에 나섰는데 질서를 어겼다고 물대포 세례를 받아야 하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알베르 카뮈의 말을 되짚어 우리 사회에 정의가 서 있으면 왜 우리가 거리에 나서겠습니까? 사회가 정의롭지 못해 정의를 요구하려고 거리에 나서는데 우리에게 돌아오는 게 화학물질이 섞인 물대포뿐인데 시민사회구성원 대부분은 이에 대해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면 우리사회에 어떻게 정의를 세울 수 있을까요?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는 약자의 자리에 서 있을 수 없습니다. 자본이 없어서 노동을 해야 생존할 수 있는 존재가 노동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노동자가 파업을 벌입니다. 저는 아직 파업을 하고 싶어서 파업에 나선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 부당하고 억울한 일이나 불의에 맞서려고 노동자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게 바로 파업입니다.    


  그렇게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지 보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시민사회구성원들 중에 이 사실을 아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시민들이 애당초 별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언론이 취급하지 않는 면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현실이 바로 박근혜 정권이 이른바 <공공기관 정상화>라는 것을 밀어붙일 수 있고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외롭게 싸워야하는 배경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울대병원의 오병희 원장과 경영진은 박근혜 정권의 이른바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에 따라 의사성과급제에 이어 전직원에 대한 성과급제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성과급제, 귀에는 그럴 듯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인들에게 성과라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요? 나아가 의료인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환자의 만족도나 의료의 질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나요. 환자의 빠르고 안전한 회복과 건강 증진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나요?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진료 실적이고 곧 돈의 크기뿐입니다. 이미 서울대병원이 실시하고 있는 의사들에 대한 성과급제에서 그 실상을 일정 정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성과급제 아래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비급여 선택진료를 많이 하도록 하고 검사와 치료, 처치를 많이 하도록 이끕니다. 더 많은 의사성과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잉진료는 필연적인 귀결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성과급제로 계약한 의료인이 월급제 의료인에 비해 8.5 배나 더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합니다. 흔히 병든 죄인이라고 말하지요. 환자는 의사와의 관계에서 어떨 수 없이 '을'의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데 한국에서는 그 정도가 심합니다. 병원에 다녀보신 분은 잘 아실 겁니다. 저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의사가 요구하면 선택진료를 받지 않을 수 없고 검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검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서울대병원에서 의사성과급제에 이어 전직원에 대한 성과급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은 우리 환자들에게서 더 많은 돈을 받아내고 보험공단에서도 더 많은 돈을 받아내겠다는, 그야말로 국민과 환자를 돈벌이의 대상으로 볼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나마 공공병원의 비율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현실에서 공공대학병원의 상징과도 같은 서울대병원이 전직원 성과급제를 관철시켜 의료인들을 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개별화, 원자화하는데 성공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의료의 공공성은 거의 죽음의 단계에 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서울대병원 경영진의 그릇된 인식은 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취업규칙을 개악하려는 시도를 통해 노동관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약한 고리를 공격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계약연장을 해주겠다고 취업규칙에 동의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합니다.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진 못하더라도 지금의 낮은 수준조차 지키려면 파업을 해야 하는 게 우리 의료노동계가 처한 현실입니다. 의료의 공공성을 지키려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싸움이 외롭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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